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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은 내 것? "미생물을 알아야 인간을 이해할 수 있다" 21세기 '미생물' 연구에 세계 관심 집중

등록자신○○

등록일2014-08-04

조회수322,731

내 몸은 내 것?

 

"미생물을 알아야 인간을 이해할 수 있다"

 

21세기 '미생물' 연구에 세계 관심 집중 


먹어도 먹어도 배가 고프다는 사람을 두고 어른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다. "뱃속에 거지가 있냐?"는 것이다. 사람과 같은 인격체(人格體)는 아니지만 다른 생명체가 있다. 바로 미생물이다.

 

사람의 몸에는 1만종이 넘는 미생물이 살고 있다. 미생물의 숫자는 약 100조 마리다. 미생물에 담긴 유전자는 800만개로 사람보다 360배 다양하고, 세포수로 따져도 인간 세포보다 약 10배 많다. 무게는 2㎏에 달한다. 체중의 2㎏은 미생물 몫이란 것이다. 이쯤 되면 내 몸이 내 것이 아니게 된다.

 

최근 들어 미생물이 인체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사실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덴마크에서는 뚱뚱한 사람의 장내미생물을 날씬한 사람에게 이식하니 비만 정도가 떨어졌다는 실험결과가 발표됐고, 미국에서는 비만인의 장내미생물을 쥐에게 넣고 키웠더니 쥐가 뚱뚱해졌다는 결과를 내놨다. 여기서 밝혀진 미생물이 루미노코커스(Ruminococcus)와 박테로이데스(Bacteroides)다. 전자가 많은 사람은 비만이 될 가능성이 높고, 후자가 많은 경우에는 매일 밤 야식을 먹더라도 살이 찌지 않을 확률이 높다. 결국 우리는 자신의 의지와 선호에 따라 음식을 섭취하지만, 우리 몸으로 나타나는 결과는 우리의 생각과 달리 몸 속 미생물들에 달렸다는 이야기가 된다.

 

요즘에는 한 발 더 나아가 인체에 기생하면서 긍정적 영향을 하는 미생물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대두됐다. 하나의 기생충이 아닌 제2의 장기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만큼 유익균에 대한 인식이 변한 것이다.

이는 각종 실험을 통해 입증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장염설사 관련 미생물 연구다. 미국 국립질병통제예방센터에 따르면, 항생제 내성균으로 미국에서만 연간 1만4000명이 장염설사로 사망한다. 2011년 환자들에게 건강한 사람의 분변을 이식하자 91%가 회복됐다. 성공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재시술을 하니 1명을 제외한 모든 환자들이 완치됐다.

 

우리나라에서도 각종 방송프로에서 비만과 만성장염, 만성변비, 비염, 탈모, 아토피, 무좀, 소화불량, 불면증, 두통, 스트레스, 과민성대장증후군 등 다양한 질환을 겪는 환자들이 유산균을 통한 치료 과정이 소개돼 관심을 끌기도 했다.

 

미생물에 대한 관심과 연구 증가는 '인간게놈프로젝트'와도 맞닿아 있다. 사람들은 인간 유전자 해석 전까지만 해도 인간은 다른 생물에 비해 월등히 다른 유전자를 갖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인간이 가진 30억 개의 염기서열을 모두 해석한 결과, 사람의 유전자는 2만~2만5000개였다. 파리(2만개)나 꼬마선충(1만9000개) 등 단순한 생물들과 비교해도 별반 차이가 나지 않는 수준이다.

 

이후 인체의 미생물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유전자 수는 비슷하지만, 체내에 서식하는 미생물에 따라 인간의 복잡한 메커니즘을 설명할 수 있다는 주장이 속속 제기됐다. 결국 사람이 자기 스스로 할 수 없는 일들을 미생물들이 대신해주며, 새로운 기능을 할 수 있게 해주는 셈이다.

 

미생물 연구는 거듭될수록 신비감을 더하는 추세다. 이미 생활습관에 따라 몸속 미생물의 분포가 달라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어린 시절 흙장난을 많이 한 어린이와 깨끗한 데서만 자란 어린이의 체내 미생물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또 자연분만으로 태어난 어린이와 제왕절개로 태어난 어린이를 비교하면, 자연분만으로 태어난 어린이의 세컨드 게놈이 엄마와 더 비슷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제 세계는 인간게놈프로젝트 이후 2차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바로 우리 몸속에 있는 두 번째 유전체, 미생물이 대상이다. '세컨드 게놈'이란 명칭까지 나온 상태다. 우리나라도 1100명의 쌍둥이를 대상으로 세컨드 게놈을 연구하는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쌍둥이는 유전적으로 동일하기 때문에, 결국 쌍둥이들에게서 나타나는 차이는 미생물때문이라는 것이 연구에 깔린 가설이다. 결과가 어떻든 이번 연구를 통해 한국인에게만 특이하게 존재하는 새로운 미생물의 존재가 밝혀지길 기대한다.

 

What is sci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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