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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도 약이 되는 시대

등록자신○○

등록일2014-10-16

조회수195,013

 

‘똥’도 약이 되는 시대

 

2014년 10월 15일 (수) 구본성 7618700@kndaily.com

 

  
▲ 구본성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생물소재공학과

 옛날부터 꿈 해몽가들은 똥 꿈을 꾸면 좋은 꿈 즉 길몽이라 했다. 재물이 들어오거나 좋은 일이 있을 징조라고 해몽했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커피는 주로 동물의 똥에서 채취해 만들어 진다고 한다. 인도네시아의 사향 고양이가 커피를 먹고 배설한 배설물을 모아 만든 루왁 커피는 ㎏당 1천불, 커피 한잔에 5만 원에서 비싸게는 10만 원도 넘는다고 하는데 그래도 구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이보다도 더 비싼 커피는 검은 아이보리라 불리는 타일랜드 코끼리가 커피열매를 먹고 배설한 배설물에서 나온 커피로 ㎏당 1천100불까지 한다. 스리랑카와 태국에서는 코끼리 똥을 이용해 종이를 생산해 판매하고 있다. 이외에도 똥은 인간의 훌륭한 자원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우리 어린 시절인 1960~1970년대만 해도 인분과 소변은 비료로, 소똥은 비료와 땔감으로 이용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농촌진흥청의 연구보고서에 의하면 소똥을 원반처럼 던지는 미국 오클라호마 주의 소똥 던지기 축제, 한 마리의 소를 내보내 돈을 건 사람의 땅에 먼저 똥을 사면 이기는 게임인 스위스의 소똥 빙고게임이 유명하다고 한다.

 프랑스 파스퇴르 연구소에 재직 중이던 러시아의 세균학자 매치니코프는 장수하는 사람이 유난히 많은 불가리아 지방에서 많이 먹는 요쿠르트에 특정 유산균이 많이 함유됐다는 사실을 발견했는데 사람의 장에서 증식해 해로운 세균들을 억제해 건강과 장수에 도움이 되는 요쿠르트를 만드는 유산균을 우유를 먹는 갓난 아기의 똥에서도 분리한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또한 자연 상태에서 갓 부화된 병아리들은 어미의 똥에서 이로운 세균들을 얻게 돼 해로운 세균들의 감염을 억제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사람에게도 똥을 이용하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장이 약해 각종 질병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을 치료하기 위해 건강한 사람들의 똥을 채취해 고형물을 제거한 뒤 환자의 장내에 투입하면 건강한 사람들의 장내에 살던 이로운 미생물들이 정착해 생산하는 항균물질에 의해 해로운 유해 미생물들이 제거되고 유익한 미생물들만 생존케 해 장의 질병을 치료하는 대체의학 자원으로까지 발전한 실정이다.

 다행히도 아직까지 이 지구상에는 사람이나 다른 동물에는 해가 없는 미생물들이 많이 존재하고 있으며 과학자들은 이런 미생물들을 사람이나 동물의 똥에서 선별해 사람과 동물의 병을 치료하는 의약품 개발이나 인간의 장수를 돕는 건강기능식품을 개발하는데 많이 이용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고압과 고열을 가해 소똥에서 향료와 휘발유를 추출하는데 성공했고 미국에서는 소똥으로 만든 휴대용 휴대폰 충전기와 소똥을 태워서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게 하는 정수기를 개발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가축 분뇨를 청정 에너지원으로 개발하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누구나 혐오하는 배설물인 똥이 사람과 동물의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데 이용되고 유용한 자원으로 활용돼 그 가치가 점점 더 높아지고 있는 것은 앞으로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아야 할 매우 흥미 있는 연구 아이템임에 틀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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