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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렵채집인들의 위장관에는 어떤 세균이 살고 있었을까?

등록자신○○

등록일2015-03-30

조회수171,958

수렵채집인들의 위장관에는 어떤 세균이 살고 있었을까?

 

 

 

소위 구석기 다이어트(paleo diets)의 옹호자들은 "수렵채집인들처럼 먹으면 건강해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과연 그럴까? 새로운 연구에 의하면, 산업사회에 사는 사람들의 위장관은 수렵채집인들의 식단을 소화시킬 능력이 없다고 한다. 수렵채집인들에 비해, 산업화시대의 사람들의 장에는 미생물이 적어 최소한 중요한 고대세균群 하나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더욱이 연구진에 의하면, 수렵채집인들은 특별한 고대세균을 보유했을 뿐만 아니라, 위장관질환(예: 크론병, 대장염, 결장암 등)에 잘 걸리지 않았다고 한다.

인체에는 수조 마리의 세균들이 득실거리고 있는데, 이들을 통틀어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인간의 식단이 장내 미생물총의 구성에 영향을 미치는 메커니즘은 분명치 않다. 예컨대, 어떤 과학자들에 의하면 "뚱뚱한 사람과 날씬한 사람은 위장관세균의 구성이 다르다"고 하며, 또 어떤 과학자들에 의하면 "수렵채집인들의 위장관세균은 산업화시대에 사는 사람들의 그것보다 훨씬 더 다양해, 크론병이나 결장암과 같은 질병에 걸리지 않았던 것 같다"고 한다.

한 다국적 연구팀은 3월 25일 《Nature Communications》에 기고한 논문을 통해, 한 수렵채취부족의 위장관세균 구성을 완벽하게 제시하고, 그들의 독특한 세균구성이 위장관과 건강에 미친 영향을 분석했다. 오클라호마 대학교의 세실 루이스 교수(인류학)를 비롯한 연구진은 페루의 수렵채취인과 농민으로부터 위장관세균을 채취하여 차이를 분석한 다음, 이를 오클라호마주 노먼에 거주하는 사람들과 비교했다. 이번 연구를 위해, 연구진은 카누를 타고 아마존강을 거슬러올라가 마티스 부족의 식단과 건강상태를 조사했다. 마티스 부족은 전세계에 살고 있는 마지막 수렵채취인 중 하나로, 아직도 원숭이, 나무늘보, 악어 등을 사냥할 뿐만 아니라 숲속에서 야생 덩이줄기(tuber)를 채취하거나 강에서 물고기를 잡기도 한다.

위장관세균을 조사할 수 있는 최선의 대상은 대변인데, 연구진에 의하면, 이번 연구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마티스 부족을 설득하여 그들의 대변을 채취하는 것`이었다고 한다. 연구진은 먼저 마티스 부족들을 모아 놓고 간단한 미생물학 강의를 한 다음, 현미경으로 촬영한 미생물 사진을 보여줬다고 한다. (연구진이 "인체 내에는 세균이 살며 그들이 인간의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하자, 한 주민은 "어릴 적에는 우유를 마셨는데 어른이 되어서는 마실 수 없는 이유가 위장관세균 때문인가요?"라고 물어 연구진을 흡족하게 했다고 한다.) 연구진은 25명의 마티스 부족과 31명의 투나푸고 부족(안데스산맥 고지대에서 감자를 경작하며, 기니어피그, 양, 치즈 등을 먹는 부족)으로부터 대변을 채취하는데 성공했으며, 추가로 23명의 노먼 주민들로부터도 대변을 채취했다. (조사에 응한 노먼 주민들의 직업은 주로 학자인데, 우유나 치즈 등의 유제품과 고기, 과일 통조림, 채소, 포장육 둥을 먹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연구진은 최신 시퀀싱기법을 이용하여 대상자들의 대변에 존재하는 세균의 종류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수렵채취인과 농민의 위장관세균은 노먼 주민의 위장관세균보다 훨씬 더 다양한 것으로 밝혀졌다. 전통그룹(수렵채취인과 농민)의 위장관세균 중에는 지금껏 명명되지 않은 세균들과, 서구 산업사회 주민들의 위장관 속에는 존재하지 않는 다양한 트레포네마속(Treponema) 세균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트레포네마속 세균 중에는 매독균도 포함되어 있지만, 전통그룹이 보유한 트레포네마속 세균들은 다른 포유류(예: 돼지)에 기생하는 비병원성 세균과 근연관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마티스 부족의 위장관에서 다양한 종류의 트레포네마균이 검출됐다는 것은 `트레포네마균이 인간의 위장관 속에 오랫동안 존재했을 것`이라는 추측을 가능케 한다. 왜냐하면 탄자니아에 사는 하드자 부족과 비인간 영장류의 위장관에서도 트레포네마가 검출된 적이 있기 때문이다. "트레모네마는 원시인류의 마이크로바이옴을 구성했던 핵심세균의 하나일지도 모른다. 중요한 것은 그것이 현대 산업사회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위장관 속에서 전혀(또는 거의) 발견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이번 연구에 참여한 오클라호마 대학교의 크리스티나 워리너 교수(인류학)는 말했다.

한편 연구진은 위장관세균의 기능을 분석한 결과, `마티스 부족의 위장관에 서식하는 트레포네마균`이 `돼지의 위장관에 서식하는 트레포네마균`과 비슷한 역할을 수행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트레포네마는 돼지의 위장관 안에서 탄수화물을 소화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는데, 이는 트레포네마의 존재 여부가 위장관세균의 다양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사용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트레포네마는 탄수화물의 대사를 돕는 것으로 확인된 만큼, 숙주의 건강에 많은 이익과 시사점을 제공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연구소의 슈테파니에 슈노르 박사(진화인류학)는 말했다.

마지막으로 남은 핵심질문은 "산업화사회의 인간이 트레포네마를 보유하지 않음으로써 어떤 불이익을 얻게 되었는가?"라는 것이다. 트레포네마는 식품대사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수렵채취인들이 잘 걸리지 않았던) 크론병이나 염증성장질환 등의 자가면역질환을 예방해 주지는 않을까? "마이크로바이옴의 다양성은 위장관이 유연성과 회복력을 유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이 다양성을 상실하면, 염증을 비롯한 다양한 문제를 일으킨다"고 워리너는 말했다. 그리고 단지 수렵채취인들의 식생활을 그대로 따르는 것만으로는 구석기 다이어트/식생활의 진정한 이점을 누리는 것이 불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구석기 다이어트를 아무리 모방해도, 구석기인들의 위장관에 서식했던 미생물이 없다면 그걸 소화시킬 수 없을 테니 말짱 도루묵이다"라고 루이스는 말했다.

※ 원문정보: Cecil M. Lewis, "Subsistence strategies in traditional societies distinguish gut microbiomes", Nature Communications 6, Article number: 6505 doi:10.1038/ncomms7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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