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연구팀, 추위에 장내 미생물 조성 변해 대사↑
살 빼고 싶다면 그저 추울 때 돌아다녀라
2015년 12월 08일
추위에 노출되는 것만으로 살이 빠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위스 제네바대 연구팀은 낮은 온도에서 지낼 때 장내 미생물의 조성이 변해 몸속 대사를 증진시키고 지방이 효과적으로 타는 등 ‘체중감량’ 효과가 나타난다고 국제학술지 ‘셀’ 3일자에 발표했다.
그동안 추위는 운동과 비슷한 효과를 낸다고 알려졌다. 추운 환경에 있을 때 체온을 높이기 위해 지방을 연소시키고 포도당 대사를 촉진시키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이런 활동이 ‘장내 미생물’과도 긴밀한 관련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쥐를 이용해 실험했다.
25도에 살던 건강한 쥐를 6도의 서늘한 환경에 10일 동안 살게 한 뒤 장내 미생물 변화를 살피자, 박테로이디트(Bacteroidetes), 퍼미큐트(Firmicutes), 시아노박테리아(Cyanobacteria), 엑티노박테리아(Actinobacteria) 속(屬) 등의 장내미생물 조성에 변화가 생긴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상온에서는 전체 장내 미생물 중 18.6%에 그쳤던 퍼미큐트 속이 6도에서는 60.5%를 차지했다. 반대로 72.6%였던 박테로이디트는 추운 환경에서 35.2%로 줄어들었다.
연구팀은 6도에서 기르던 쥐의 장내 미생물의 역할을 정확히 규명하기 위해 이들을 다른 쥐에 이식하자, 장내 미생물을 이식받은 쥐의 체중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포도당 대사가 늘어났고 열을 내는 ‘갈색 지방'이 형성되는 등 추위에 저항하는 기전이 활성화됐다.
연구를 진행한 미르코 트라이코프스키 연구원은 “환경에 적응해 에너지 균형을 조절하는 데 장내 미생물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알리는 직접적인 증거”라고 설명했다.
신선미 기자 vamie@donga.com